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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볼만한 곳

아이슬란드 혼자여행 D+7 : 카스트게스트하우스 (두번째 난관)

by 별명모하지 2024.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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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여행일 : 2024. 1. 29. 

 

  역시 새벽에도 눈보라가 치더니, 오로라는 물건너 갔다. 한 때 잠깐씩 별이 보일 정도로 개었으나, 결국..... 오로라는 보이지 않았다.

  조식을 먹으러 가서 사장님께도 여쭤봤는데, 어제는 날씨가 안좋아서 오로라가 안보였다고 한다.

 

카스트게스트하우스의 조식은 조촐하다. 이런 악천후에 식료품을 조달하는 것도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조식을 먹고, 짐을 챙겨서 차에 싣고 출발하려고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회픈에서 돌아오는 길에 겪었던 눈보라 만큼이나 심한 눈보라가 치기 시작한다.

  하아...... 나가야 하는 길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체크인라운지겸 식당으로 다시 돌아와 사장님께 조금만 쉬었다 눈이 그치면 가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하신다.

  그러나, 여행객으로 보이는 외국인 커플은 그냥 출발을 한다. 저러다 문제가 될 거 같은데.... 하는 순간.... 역시나 차가 눈에 빠져서 나가질 못한다.

 

 

어딜둘러봐도 눈뿐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출발하려다 눈에 파뭍혔다.

 

 

  기다리길 잘 한듯.... 외국인 커플은 삽을 빌려서 눈을 치운다. 온몸이 흠뻑 젖어 들어오더니 결국은 포기한듯, 견인차를 부른다. 날씨가 안좋아 오후 3시에도 올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하겠다고 한다. 커플중 여자분이 나보고 혼자 여행하냐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나보고 대단하다고 한다. (내가 봐도 미친짓.....)

 

  30분 넘게 기다려 보아도 눈이 그칠 기미가 안보인다. 세이프트래블 앱으로 도로상황을 확인해 본다.

세이프트래블 앱, 흰색은 눈길, 노란색은 위험한길, 붉은색은 통행불가이다. 완전히 갖혔다 ㅠㅠ

 

  도로상황도 그냥 스나이펠스를 벗어나는 길 밖에 없어서, 어쩔수 없이, 연박을 하기로 한다. 사장님께 빈방이 있냐고 하니 있다고 한다 (당연히 있을듯.. ㅋ) 

  그러나, 여기서 키르큐펠은 가까운 거리라 스나이펠스 북쪽의 호텔(호텔 에이일센)을 이미 취소불가 조건으로 예약을 해 놓은 상태였다. 돈만 날리게 생겼다. ㅠㅠ

  그래도, 카스트게스트하우스는 연박이라 디스카운트를 해 준다. 오늘은 182,045원을 지불하였다. (10%정도 할인해 주는듯)

 

  그리고 다시 짐을 차에서 꺼내 방으로 다시 들어가는데...... 눈이 그친다. ㅠㅠ 

  그래도, 빠져나가기엔 겁이 나서 그냥 하루 더 여기서 묵기로 한다. (그래서 겨울의 아이슬란드 여행은 꼭 여유일정을 넣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취소가능 조건으로 숙소 예약하시길요.)

 

  방에 들어가서 혹시나 해서 호텔에이일센을 예약했던 아고다에 메일을 보냈다. 차가 빠져있는 사진과 함께, 이런상황인데 혹시 일부라도 환불이 안되겠냐고....(나도 참 진상이다.) 

 

  아고다에서도 난감해 하더니, 혹시나 호텔과 이야기를 해 보겠다고 한다.

아고다의 답장메일

 

그러더니......

 

아고다 직원분 감사합니다~~~

 

 

 

환불을 해 줬다. !!!! 내 돈 20만원 !!!!

 

 

 

  아고다 사랑합니다~~~ 호텔에이일센 사장님도 감사드립니다~~~

 

 

  근데, 밥이 너무 먹고 싶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전자렌지가 없냐고 물어보니, 주방안에 들어올 수는 없고, 직접 돌려주겠다고 한다. 

  가져온 컵밥 두개를 보니.... 하나는 된장밥, 하나는 카레이다. ㅠㅠ

  된장은 설명하기가 어려워 카레로 꺼냈다. 사장님께 혹시 카레를 아냐고 하니, 다행히 안다고 하신다. 냄새가 많이 날텐데 괜찮냐고 하니 감사하게도 문제 없다고 하신다.

  방에서 오랫만에 밥을 먹었다. 꿀맛이다.

  

  근데 이제 뭐하지? 지겹겠다고 생각했는데, 넷플릭스로 다운 받은 영화 하나 보고 나니 이미 밖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무리하게 빠져 나가려던 외국인 커플은 어떻게 됐냐고? 오후4시쯤 스스로 빠져나갔다.